세계교회는 지금 –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하는 교회

선톤 웡좀폰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하는 교회

이번 2014년 부활절에 나는 치앙마이 교구의 카렌족(원주민) 사제인 루카 쿰마(Luka Kumma) 신부의 본당을 방문하였다. 그의 본당은 치앙마이에서 서쪽으로 300㎞ 정도 떨어져 있는 태국과 미얀마 사이의 국경지대에 있다. 이 본당은 치앙마이 교구 중에서도 가장 가난하고 외딴 곳으로 여겨진다.

루카 쿰마 신부가 사목하는 마을은 40여 곳이 좀 넘는다. 10개의 마을은 자동차나 오토바이로 갈 수 있는 곳이고, 나머지 30개 마을은 차나 오토바이로는 갈 수 없는 곳이다. 도로, 전기, 학교, 보건소, 외부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통신 등 인프라 시설이 아주 부족한 곳이다.

본당 신자의 약 60%는 주민등록이 되어 있지 않고 (그들은 태국 시민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미얀마 시민으로도 인정받지 못한다. 따라서 그들은 태국 정부와 미얀마 정부 모두로부터 어떤 지원도 받을 권리가 없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기나긴 태국과 미얀마 국경 지역에 사는 원주민들은 인신매매 피해자가 되기 쉽다. 사람들은 식량으로 사용할 쌀이 부족한 어려운 생활 여건 때문에 영양실조에 걸리기도 하고, 하수도 설비의 부족으로 건기든 우기든 깨끗한 식수가 부족하여 말라리아나 심각한 질병에 걸리는 등 건강 상태도 열악하다.

지리적으로 90%가 산비탈 지역이고, 나머지 10%는 평지이지만 농사를 짓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농부이고, 그들의 수확물은 온전히 빗물에 달려있다. 만약 어떤 해에 빗물의 양이 농사짓기에 충분할 정도로 좋으면, 수확물도 가정과 지역 공동체가 먹기에 충분할 만큼 얻을 수 있다. 마을 사람들은 수확물의 양을 늘리는 현대적인 기술과 방법이 부족하여 여전히 전통적인 유기농 방식을 실천하고 있다. 따라서 이 본당에서 2명의 소녀가 치앙마이시에 있는 연구교육센터(RTRC)에 와서 현대적인 전문 농업 기술 교육을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과 관련하여, 교구가 이처럼 극도의 가난한 공동체들에게 지원을 제공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따라서 치앙마이 교구의 사목기구로 사회사목센터(DISAC, Diocesan Social Action Center)는 본당 사제, 교리교사, 그리스도교 지도자들과 함께 쌀 부족 뿐만 아니라 그들의 기본적인 요구에 응답할 수 있는 다른 사회-경제적 활동을 개선하도록, 쌀이나 돈을 기부하여 쌀순환기금을 설정하려는 캠페인을 시작하였다.

사회사목센터(DISAC)는 종교-문화적인 공동체를 위한 연구교육센터(RTRC)와 함께, 본당 사제와 더불어 외딴 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내년(2015년)에 출범하는 아세안(ASEAN) 공동체를 통해 이 시대의 징표를 읽도록 하는 준비와 봉사하는 삶에 투신하는 역할을 깨닫고 수행하고 있다.

지난 몇 년 전부터 지금까지 그 공동체의 기본적인 요구에 응답하기 위해 치앙마이 교구가 지원한 사회-경제적인 활동은 다음과 같다.

⑴ 쌀 부족과 영양실조, 특히 어린이들의 영양실조를 해결하기 위해 쌀 기부 네트워크를 통해 신실한 가톨릭 신자들의 지원으로 공동체 쌀 기금 조성

⑵ 공동체에 저렴한 가격의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공동체 안에 협력가게 조성

⑶ 돼지와 소를 키우고, 주부와 어린 소녀들이 만든 수공예품처럼 가족의 추가 수입이 생기도록 지원

만약 그들이 공동체 안에서 적당한 수입을 얻을 수 있다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나가지 않아도 되고, 인신매매의 피해자가 되지도 않을 거라고 믿는다. 내년(2015년)으로 다가온 아세안(ASEAN)은 경제 개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이는 권력과 자본을 가진 사람들만이 그들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음을 의미한다. 태국과 미얀마 국경지대를 따라 이뤄지는 경제 개발 계획의 흐름은 태국과 미얀마 사이의 살윈(Salween) 강에 초대형 댐을 짓는 것이다. 원주민 대부분은 강 주변에 살고 있기 때문에, 만약 초대형 댐 계획이 실행되면 태국이나 미얀마 시민으로서 인정받지 못하여 자신들을 보호할 기본권을 누리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 소수민족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 지난 2014년 4월 10일부터 20일까지 태국과 미얀마의 국경지대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기초교리 여름캠프가 열렸다. 반사오힌(Ban Sao Hin) 본당에서 태국과 미얀마 양쪽의 120명 어린이들과 60명의 그리스도교 지도자들이 10일 과정에 참석했다.

소개글: 선톤 웡좀폰 (Sunthorn Wongjomporn) 박사는 태국 북부에 자리 잡은 고도(古都) 치앙마이의 카렌족 출신으로 현재 치앙마이교구 사회사목센터 책임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필리핀 마닐라의 아시아 사회연구소 (Asian Social Institute, ASI)에서 인류학과 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유일한 부족민 학자이기도 하다.

월간 <갈라진시대의 기쁜소식>2014년 6월호

%d 블로거가 이것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