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평론 제8호 (2017년 3-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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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새해 첫 주 동안 한국 사회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 1위는 ‘Remember0416’이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000일이 되는 날을 앞둔 주간이었기 때문이다. 3년 전 4월 16일, 304명의 생명이 그대로 물속에 가라앉는 모습을 TV 생중계로 무기력하게 지켜보던 기억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잊지 못한다. 아직도 세월호 타령이냐고 그만 하면 되었다고 말하는 이도 있지만, 오늘의 한국 사회에서 ‘세월호’를 빼고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이번 8호의 특집은 우리 시대의 십자가 사건인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우리 사회가 잃어버린 부끄러움, 수치와 염치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교회 안팎의 여러 사안에 대한 각계각층의 의견을 나누는 ‘비평, 시대의 소리’에서는, 평소보다 20~30대 청년들의 목소리를 조금 더 늘렸다. 지난 1월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2018년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주제를 청년으로 다루겠다는 발표도 있었지만, 급속히 고령화된 교회 안에서 너무나도 소수가 된 그들의 목소리를 일부러라도 청해야 되겠다 싶어서다. 가난한 이들이 자리할 수 없는 교회, 여성의 자리가 없는 교회를 향한 그들의 질책이 매섭다.

지난 연말 10년 만에 나온 ‘2015년 인구센서스’ 종교인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사회에서 믿는 종교가 없다는 인구가 10% 이상이 더 늘어나며 비종교인이 종교인구보다 많아진 역전현상(종교인구 2005년 52.9% → 2015년 43.9%)으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는데, 이 역전 현상이 40세 이하 젊은이들에게서 특히나 도드라졌다. 젊은이들의 이 변화를 읽지 못한다면, 아마 얼마 못 가 대부분의 성당과 교회, 절들은 텅텅 비게 될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젊은이들이 종교에 무관심한 이 현상이 지난 10년 동안 왜 가속화되었는지, 종교학자와 이웃 종교의 연구자들과 좌담을 통해 분석해 보았다.

‘책과 사람’에서는 태극기를 들고 광장에 나온 할아버지들, 우리 시대 가난한 노인들의 마음을 읽고자 노력하는 구술생애사 작가 최현숙을 만났다. 서평은 젊은이들에게 건네는 용기의 메시지를 담은 책과 한국 사회의 ‘여성 혐오’ 현상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을 소개하였다.

이 밖에도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으로 오늘의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생각해 보는 성경 읽기, 한국에서 반세기를 지낸 성바오로딸수도회 도로테아 수녀와의 만남, 떠나간 탄광촌에 남은 쓸쓸한 함백성당, 불교 국가에서 소수종교로 고군분투하는 태국 교회 이야기 등을 담았다.

 

* 제목 : 가톨릭평론 제8호 (2017년 3-4월호)

 

* ISSN : 2465-9487(977-2465-948005)

 

* 목차

[권두언] 다시 봄, 잊지 않겠습니다 | 이미영

 

[특집] 수치와 염치의 실종, 0416 부활

세월호가 일깨운 부끄러움 | 이루치아

그리운 구악(舊惡)의 세상 | 이수태

회색지대 그리스도인 | 배우휘

 

[비평, 시대의 소리]

교회 안에는 구원이 있는가? | 김선필

교회 안 여성의 자리에 질문을 던지다 | 박유형

눈앞에 다가온 대선, 어떤 세상을 꿈꾸고 있는가? | 변지영

인류가 넘본 선악과, 핵발전소 | 양기석

수많은 동물의 죽음 앞에서 생명축산을 생각하며 | 김경호

 

[좌담] 의미 있는 종교의 길을 찾아서 | 김진호 박문수 유승무 윤승용

 

[낡은 책장 속의 기도] 평화를 위한 호소 | 성 요한 바오로 2세

[책과 사람] 대한민국 할배, 그들의 삶에 귀를 기울이다
_ 최현숙, 『할배의 탄생』 | 편집부

[서평] 청년이여, 다윗의 용기를!
_마르티니·슈포르실 대담, 『예루살렘 밤의 대화』 | 주원준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여성 혐오’의 함정
_우에노 치즈코,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 | 방영미

[영화비평] 사랑, 사람을 위하는 최고의 가치
_사랑에 관한 세 편의 영화 <이프온리>, <스팽글리쉬>, <서약> | 황광우

 

[신앙 산책] 사순시기 단상 | 소희숙

[성경으로 세상 읽기] 그 넓은 땅에서 혼자만 살려고? | 강은희

[Missio! 한국에서 만난 하느님] 복음의 매체를 들고 세상 속으로!
_성바오로딸수도회 도로테아 수녀 | 권은정

[가톨릭 건축기행] 탄광촌의 애환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원주교구 함백성당 | 조욱종
[아시아에 뿌리 내린 가톨릭] 소수종교로서 아시아 선교 거점이 된 태국 교회 | 편집부

[세계동향] 젊은이, 신앙과 성소 식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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