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책장 속의 기도 – 헨리코 수소의 기도

헨리코 수소의 기도

헨리코 수소 (1295 ~ 1366)

너무나도 아름답고 부드러운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 주시기에,

우리 심장이 당신과의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없나이다.

당신께 더욱 가까이 가기를 갈망합니다.

우리의 영혼이 늘 주님을 사모하게 하소서.

성경을 대하면, 당신의 숨결이 느껴지며,

당신이 몸소 우리 귀에 달콤한 말을 속삭여주시는 듯합니다.

당신 사랑이 우리를 너무나도 강하게 우리를 사로잡습니다.

주님 사랑의 손길을 늘 변함없이 느끼게 하옵소서.

오, 사랑하는 주님. 당신 음성을 들을 수 없을 때,

저의 가슴은 슬픔으로 무너집니다.

당신이 제 곁에 아니 계시면 쉴 수도 없고 잠도 잘 수 없나이다.

주님, 우리로 하여금 당신의 아름다움을 함께 즐기도록,

언제 어디서나 당신을 뵙게 허락하옵소서.

당신을 소유하려 하지 말고 당신한테 소유되게 해 주십시오.

그리고 우리가 당신께 죄를 지을 때마다 우리를 용서해 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체험’과 ‘경험’은 언뜻 보면 비슷한 듯 보이지만 다른 결을 가지고 있습니다.

헨리코 수소는 “감미롭게 연주하는 악기의 소리를 직접 듣는 것과

단순히 그런 연주가 있다는 말을 전해 듣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라는 말을 남기기도 하였습니다.

그의 비유처럼 어떤 음악을 직접 듣는 것과,

그것이 좋다는 얘기만을 들었을 때의 감동은 사뭇 다릅니다.

그 음악이 내 삶 안으로 들어와 위안을 주는 놀라운 일은

직접 들어보지 않고는 일어 날 수 없는 일이지요.

성모님과 예수 성명에 대한 신심이 유달리 깊었던 그의 이 기도문도

특별한 ‘체험’의 신앙에서 나온 것이리라 생각됩니다.

그 분께 오로지 소유되기를 바라는 이 마음 역시도 그런 신심들을

마음속에 온전하게 새긴 애틋하고도 간절한 마음에서 흘러나온 말일 것입니다.

경험은 그저 한 순간으로서 지나 갈 수도 있지만,

진정한 체험은 우리의 마음속에 영원한 각인을 새깁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신앙도 끊임없이 되묻는다면 좋겠습니다.

이것이 진정으로서 겪어보고 맛보는 ‘체험’의 신앙인지,

혹은 이 순간 잠시로 머물고 말 ‘경험’의 신앙인지 말입니다.

월간 <갈라진시대의 기쁜소식>2014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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