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책장 속의 기도 – 주님 저를 일으켜 주십시오

이아람

주님 저를 일으켜 주십시오

복자 파올로 주스티니아니

넘어진 이를 일으키시는 주님.

주님, 또 다시 넘어집니다.

수도 없이 넘어집니다.

세상 쾌락에 빠져 당신에게서도 제 자신에게서도 멀어집니다.

부정(不淨)의 심연에 빠진 저를 보소서.

제게 희망을 둔다면, 결코 이 심연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하오나 당신 자비를 생각하면

희망은 끝이 없습니다.

주어진 넘어진 이를 일으켜 세우시는 분

점점 깊은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주님 저를 일으켜 주십시오.

주님은 넘어진 이를 일으켜 주시는 분이기에

제 영혼 주님께 희망을 겁니다.

당신께 신뢰를 드립니다.

 

음서에 나오는 예수님은 여럿 인상적인 모습들을 보여주십니다.

많은 모습 중 가운데 특별하게 마음에 와 닿는 그 분의 얼굴이 있을 것입니다.

그 얼굴 중 하나는 자신의 옷자락 술을 붙들기만 하여도 오랫동안 앓던

혈루증이 나을 것이라 믿었던 그 여인에게 용기를 주시던 그 모습입니다.

 

열두 해 동안 혈루증을 앓던 여인의 깊은 어둠 속에 빠진 이의 절망 같은 것이었을 겁니다.

더 이상 의지할 곳도, 아무런 희망도 없던 그 여인은 작은 실낱같은 믿음으로 그 분의 옷자락에 손을 뻗습니다. 그러자 그 믿음이 그녀를 치유했고,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라는 놀라운 얘기까지 듣게 됩니다.

 

2014년 한 해 동안 우리는 많은 아픔과 어둠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절망 속에서도 믿음을 가졌던 여인의 마음을 떠올려봅니다.

그 믿음이 그녀를 구원하였듯이, 그리고 복자 파올로 주스티니아니의 이 기도문에서처럼

“주님은 넘어진 이를 일으켜 주시는 분이기에” 다시 또, 희망을 봅니다.

 

월간 <갈라진시대의 기쁜소식>2014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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