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아데 요가 – 호흡 훈련

장용창

질문: 지난번 요가 체조인 아사나에 대한 설명은 잘 들었습니다. 잘 움직이는 게 아니라 안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고, 보여주는 게 아니라 보는 것이 아사나의 목표라는 설명도 흥미로웠습니다. 그럼 이제 호흡 훈련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요. 제가 몇 번 요가원에서 호흡 훈련을 해봐도 도대체 뭐가 뭔지 느낌이 없었습니다. 아사나를 하고 나면 그래도 몸이 좀 이완되면서 마음까지 편안해지는 느낌이 있는데, 호흡 훈련은 해봐도 뭘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호흡 훈련을 제대로 했을 때 그 효과는 무엇입니까?

질문하신 분이나 저나 비슷한 상태인 것 같습니다. 저도 호흡 훈련(프라나야마, pranayama, प्राणायाम)의 효과를 제대로 본 적이 없지만, 그저 기대 없이 시도할 뿐입니다. 호흡 훈련의 목적과 효과에 대해서 교과서에 나온 대로만 말씀 드리겠습니다.

프라나야마를 통해서 요가 수행자들은 생명의 원천에 대한 직접적인 앎을 획득한다고 합니다(Eliade, 1969: 65). 우리 몸의 생리현상 중 호흡이야말로 생명과 직접 결부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훈련에 의해 호흡이 느리고 일정해질 때 어떤 충만감과 함께 자신의 위대함에 대한 고요한 의식이 따른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충만감과 고요한 의식에 대한 자각은 프라나야마를 제대로 해야만 얻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더욱이 프라나야마를 제대로 하려면 육체 훈련(아사나)을 통해 마치 식물과 같은 정지 상태를 달성해야만 한다고 합니다 (Eliade, 1969: 62). 아사나를 제대로 한다면 노력 없이-즉, 가만히 있으려고 억지로 애쓰지 않고도-어떤 한 자세를 오랫동안 가만히 유지할 수 있게 되는데, 그렇게 육체가 고요히 있는 상태에서 숨을 쉬어야만 호흡 또한 어떤 노력 없이도 느리고 일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잠을 잘 때 우리는 육체를 가만히 있으면서 호흡도 노력 없이 느리게 유지되는데, 그렇다면, 우리는 그 힘든 아사나나 프라나야마를 굳이 할 필요 없이, 잠만 제대로 자도 요가 수련을 하게 되는 것 아닐까요? 그게 아니랍니다. 저도 요가니드라라는 이완 훈련을 하다가 잠이 드는 경우가 많은데, 잠이 들면 일단 요가훈련은 중단되는 거랍니다. 물론 늘 긴장하는 현대인들에게는 차라리 이완 속에 잠드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지요.

요가 수행자들은 사람의 의식 상태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한 모양입니다. 의식에는 네 종류가 있는데, 대낮의 의식, 꿈을 수반하는 수면 중의 의식, 꿈이 없는 깊은 잠 중의 의식, 그리고 투리야(turiya) 상태가 그 네 가지라고 합니다 (Eliade, 1969: 64). 투리야 상태는 잠든 것처럼 고요하지만, 자신의 모든 상태를 의식하고 있는 상태라고 합니다. 호흡 훈련을 하면서 이완되기 시작한 초보 요가 수행자들이 투리야 상태로 들지 못하고 잠들어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합니다.

그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냐고요? 일단 교과서에 나온 말씀만 드리면, 들숨과 날숨, 그리고 정지 상태를 동일한 시간 동안 유지하되 점점 더 천천히 하도록 노력해보랍니다(Eliade, 1969: 66).

숨을 천천히 쉬면, 설혹 깨달음까지 가지는 못하더라도,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이야기는 동의보감(허준, 1613)에도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내경편 1장 신형(身形)의 7절에서, “밀물과 썰물은 하루에 두 번 드나드는데, 사람의 호흡은 하루에 13,500번이나 드나드니, 천지는 오래 살지만, 사람은 100년도 못사는 이유가 이것이다”라고 설명합니다. 또한 내경편 3장 기(氣)의 7절에서, “진인(眞人)은 발꿈치로부터 시작하듯 깊고 멀리 숨을 쉬고, 범인(凡人)은 목구멍에서 숨을 쉰다”라는 장자의 말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참고문헌>

Eliade, Mircea. (1969). Yoga: Immortality and Freedom. second editi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허준. 1613. 동의보감. 동의보감국역위원회 역편, 김영훈, 신길구, 김재성, 배원식 책임감수, 1969, 국역증보 동의보감, 남산당, 1300p.

<한 줄 명상>

숨을 들이마시며, “나는 평화롭다”, 숨을 내쉬며, “나는 미소 짓는다.”

월간 <갈라진시대의 기쁜소식>2013년 11월호

%d 블로거가 이것을 좋아합니다: